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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거지 여인의 구걸

이선생2 2016. 4. 12. 09:13


중국 오대산에는 '거지 여인의 구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오대산 영축산에는 해마다 삼월이면 '누구나 부처님처럼 환영하는 법회'
인무차재無遮齋를 열었다. 그래서 이 법회에는 스님이든 마을 사람이든,
여자든 남자든, 귀한 사람이든 천한 사람이든, 늙은이든 아이든,
심지어 짐승들까지도 모두 함께 배불리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참으로 이 법회는 부처님의 가르침에도 평등하고 음식에도
평등한, 지극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모임이었다.

그런데 이 법회에 아이를 밴 거지 여인이 느닷없이 두 아이를 안고
개 한 마리를 데리고 나타났다.
가진 것 없는 그녀는 머리키락을 잘라 부처님 앞에 공양을 올리더니
주지 스님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저는 바쁜 일이 있어서 곧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그러니 제게 먼저 먹을 음식을 주시지요."

아직 음식 먹을 시간이 아니었지만, 주지 스님은 여인의 청을 들어주었다.
아이들과 함께 음식을 배불리 먹은 여인은
데리고 온 개에게도 음식을 달라고 해서 먹인 다음 또 다시 주지 스님에게
가서 배 안에 있는 아기의 음식 몫도 달라고 했다.
여인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던 주지 스님이 말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 몫까지 음식을 달라고 하니,
어쩌면 그렇게 음식 욕심이 많단 말인가!"

이 말을 들은 거지 여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쓴 조랑박은 뿌리까지 쓰고
달디단 참외는 꼭지까지 달지.
삼계三界라,
집착할 것 없는 이 천지 안에
나는 무슨 까닭으로 스님의
꾸지람을 듣는가?"

그리고 갑자기 허공으로 몸을 솟구치더니 문수보살이 되어
금빛 사자로 변한 개를 타고 두 동자와 함께 구름 속으로 사라지며 다시
노래했다.

"평등을 배우는 이들이여.어찌하여 그대들은 온갖 경계에 흔들리는가
이 몸 이 마음 다 흩어지고 말면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 어느 곳에 있는가!"

그 자리에 모인 수천의 대중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함께 외쳤다.
"성스러운 이여, 평등 법문을 듣고 힘써 수행하고 싶습니다."

출처 : 고요한 산사의 염불소리
글쓴이 : ☆♥정각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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