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오대산 노스님 인과이야기 중에서
“재물은 땔감과 같아서 많이 모아도 이익이 없으며,
한 번 태우면 자기의 몸이 타기 쉽습니다.
땔감은 방을 따뜻하게 할 수 있으며, 필요할 때 줍기만 하면 됩니다.
너무 많이 탐하면 안 됩니다.
너무 많으면 숨은 근심거리가 됩니다.
그 분은 이미 사업상 크게 성공한 분이며, 일가족(부부에게 아들 하나가 있다)
이 모두 불법승 삼보(三寶)에 귀의하였으며, 오래되지 않아 계(戒)를 지키게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돈이 있는데도 계를 엄중히 지키니 주위의 불자들이 감탄하였다.
보아하니 부귀하여 도(道)를
배우는 것도 어렵지 않으나, 관건은 숙세의 혜근(慧根)이 있어
부처님과 어떤 인연을 맺었느냐 하는 것이다.
갓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의 아들 정위는 어느 날 방과 후 몇 명의 동급생과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 중 한 친구가 밀가루 빵 하나를 사서 조금 먹다가
남은 빵을 땅에 버렸다.
정위가 “왜 빵을 먹지 않고 버리니?”라고 물었다.
친구는 “맛이 없어서!”라며 빵을 발로 멀리 차버렸다.
정위는 급히 달려가 그 빵을 주워 친구에게 주면서 말했다. “버리면 너무 아깝잖아,
먹어! 음식을 낭비하면 죄가 된대!”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산 빵을 버리고 싶어 버리는데 무슨 죄가 돼?
아까우면 너나 먹어!”
정위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그럼 내가 너 대신 먹을게!”
그리고는 빵에 묻은 흙을 입으로 불어내며 다 먹었다고 한다.
정위의 어머니는 노스님께 이 이야기를 하면서 눈가가 조금 붉어졌다. 아들이 이
일을 이야기할 때 그녀는 울었다고 한다. 노스님은 그 말을 듣고 묵묵히 앉아있는
아들을 칭찬하면서 말하였다.
“착한 아이구나! 열심히 공부하여라. 전도가 무궁하구나!”
정위의 아버지가 말했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좌선(坐禪)을 좋아했습니다. 어떤 때는 집에서 놀던 아이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면, 옷장 속에서 눈을 감고 단정히 앉아 소리는 나지 않지만
입으로 무엇을 읊조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안으면서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면
‘놀지’라고 하여, ‘입으로 무엇을 중얼거리느냐?’라고 다시 물으면 ‘나도 모르겠어’
라고 하였습니다. 스님! 이 아이가 불연(佛緣)이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얘는
일찍부터 자기는 커서 결혼하지 않을 것이며 결혼의 번거로움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스님은 정위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이 애를 잘 키워서 지식 있는 불교신자가 되게 하면, 장래 불교의 포교를 위하여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위 아버지가 말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하나 있는데, 몇 년 동안 마음속에 쌓여있어 스님께 가르
침을 구합니다. 저는 단지 중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지만, 인연을 잘 만나서 하고
싶은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사업이 매우 순조로워 비록 대기업은
아니지만 그런 대로 잘 되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떨 때엔 제 자신에 대하여 의혹이 생깁니다. 학벌도 높고 총명한 사람들
이 저보다 사업에 일찍 뛰어들어 종사하고 있는데, 그다지 크게 발전하지도 않았
고, 어떤 사람은 몇 년간은 흥하다가 갑자기 도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지속
적으로 사업이 순조롭게 발전되어 왔습니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불법을 만나 염불
송경하고 불경과 불상 등을 보시하면서 사업은 갈수록 좋아집니다. 저는 과거생에
무슨 인(因)을 심어 오늘날 이러한 복을 받게 되었는지 알려주십시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문제는 본래 자기가 참선하여 공부하면 알 수 있을 것이나, 거사님은 하루
종일 사업하는 것만 생각하여 좌선할 시간이 없으니, 내가 인과법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이야기해 줄 것이니 잘 들으십시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어느 날 제자 천여 명이 강당에 모여 부처님
의 설법을 듣고 있었습니다. 맨 뒤편 문 입구에 스님 한 분이 앉아있었는데, 뱃속
에서 갑자기 ‘꼬르륵’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뒤에서 ‘히히’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려
스님이 뒤돌아보니, 문 밖에 8, 9세 되는 사내아이가 웃으면서 무엇인가 씹어 먹고
있었습니다. 손에는 먹다 남은 과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나지막한 소리로 ‘스님,
배고파?’ 하고 물었습니다. 비구는 고개를 끄덕였으며,
그 아이는 손에 들고 있는 반 조각의 과자를 주고는 놀러 나갔습니다.
그 아이가 바로 거사님의 전생입니다. 거사님이 스님에게 과자 반 조각을 주어 배
고픔을 면하게 하였습니다. 스님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부처님의 법을 듣게 한 공
덕은 매우 컸으며, 이것이 바로 금생에 당신이 부유하게 된 인연입니다.
『지장경』에서 이르기를 ‘미래세에 선남자 선여인이 불법 가운데 조그마한 선근
을 심으면 받게 되는 복덕은 모래같이 많아 비유할 수가 없다. … 미래 세상에 선
남자 선여인이 대승경전을 만나 한 게송이나 한 구절을 듣고 은중심(殷重心)을
내어 찬탄공경하고 보시공양하면 이 사람은 무량무변의 큰 과보를 얻게 되며, 만
약 법계에 회향하면 그 복은 비유할 수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아이는 호기심으로 강당의 문 입구에 가서 몇 마디 불법을 들었는데, 비록 그
뜻을 이해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여러 생을 거친 금생에서 인연이 성숙하여
불제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크게 부유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또 그 애가 준 반 조각의 과자를 먹고 잠시 배고픔을 면한 스님은 편안하게
불법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깨달음이 열려 과(果)를 증득하게 되었습니다. 거사
님과의 인연 때문에 아마도 금생에 거사님을 만나 함께 불법을 널리 펴게 될 것입
니다. 거사님이 계속 정진하고 참선하면 어느 날 명백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사업상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전생 혹은 금생에
보시하지 않았거나 다른 장애가 있는 까닭입니다. 운명을 바꾸려면 먼저 보시를
이해해야 하며, 나라와 백성을 이롭게 하는 자선사업을 많이 해야 할 것이며,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유하게 된 다음에 재물을 잃게 되는 사람은 모두가 나쁜 업을 짓는 데 돈
을 쓰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사음을 많이 하고 먹기 위하여 살생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또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어서는 안 됩니다. 즉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을 이용하여 사업을 해서 큰돈을 벌더라도, 일단 인연이 성숙되면
즉시 악한 과보가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업을 하는 사람은 하루 빨리
업종을 바꾸고 죄업을 참회해야 미래의 나쁜 과보를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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